《놀면 뭐하니?》는 2019년 7월부터 MBC에서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으로, 유재석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부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확장형 리얼 버라이어티’입니다. 김태호 PD가 연출을 맡은 초기에는 ‘릴레이 카메라’ 콘셉트로 시작했으나, 점차 유재석이 새로운 인물로 변신해 다양한 도전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형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이후 환불원정대, 유산슬, MSG워너비, WSG워너비 등 대중과 함께한 프로젝트성 콘텐츠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지금도 유재석 중심의 크루 체제로 이어지며 예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특징
《놀면 뭐하니?》의 가장 큰 특징은 유재석의 '부캐(부캐릭터)' 활용입니다. 프로그램 초기 릴레이 카메라 프로젝트 이후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던 시점에, 유재석은 '유산슬'이라는 트로트 신인 가수로 데뷔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이 유산슬 프로젝트는 단순한 예능이 아닌 실제 음반 제작, 무대 활동, 방송 출연까지 병행하며 대중과의 직접적인 접점을 만들었고, 큰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이후 유재석은 지미유(제작자), 라섹(드러머), 유드래곤(혼성그룹 멤버), 닭터유(발라드 가수), 유야호(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 카놀라 유(잔망 MC), 유고스타(국악인), 유르페우스(클래식 음악가) 등 수많은 부캐를 생성하며 매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세계관을 열었습니다. 부캐마다 외형, 말투, 음악 스타일, 연출 방식까지 다르게 설계되어 시청자들은 매번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캐 프로젝트의 진가는 단지 웃음을 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각 부캐릭터는 실제 대중음악 산업, 방송계, 오디션 문화 등 다양한 사회적 요소와 결합해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허물며 흥미로운 문화현상을 형성했습니다. 유재석 한 명의 다중 캐릭터 플레이는 한 명의 방송인으로는 이례적일 정도의 몰입감과 진정성을 만들어냈고, 시청자는 마치 실제 신인 가수나 새로운 연예인을 지켜보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재석의 부캐 프로젝트는 단지 코스프레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음원 발매, 무대 공연, 팬덤 형성 등으로 확장되며 ‘가상의 캐릭터가 현실에 진입하는’ 독특한 구조를 이뤄냈습니다. 이는 예능의 형식을 넘어 하나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발전한 형태이며, 그만큼 예능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영향력
《놀면 뭐하니?》는 단발성 캐릭터 플레이에서 그치지 않고, 점차 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 예능’으로 발전했습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바로 MSG워너비와 WSG워너비입니다. MSG워너비는 유야호라는 부캐가 만든 ‘중년 감성 발라드 그룹’으로, 기존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전혀 다른 포지셔닝으로 시청자에게 깊은 감동과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MSG워너비의 멤버 구성은 예능인, 배우, 가수, 무명 아티스트 등 다양한 인물로 구성되었고, 이들 각자가 보여준 반전 실력과 진정성 있는 하모니는 실제 음원 차트를 석권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후속으로 탄생한 WSG워너비는 여성 보컬 그룹으로, 각기 다른 배경의 여성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더욱 섬세하고 다채로운 감정을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 그룹들은 단순한 ‘예능 이벤트’가 아니라, 음악계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중음악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는 뮤지션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었으며, 시청자들에게도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되었습니다. 음원은 물론 공연, 뮤직비디오, 굿즈, 팬미팅까지 실제 아이돌 활동 못지않은 반응을 끌어냈습니다. 예능이 단순히 웃음을 전달하는 콘텐츠를 넘어서, 대중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기획력과 실행력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특히 김정민, 이상이, 정동원, 이무진, 쿨제이 등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많은 아티스트가 이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을 통해, 《놀면 뭐하니?》가 단기성 예능을 넘어 ‘등용문’ 역할도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이 프로젝트 예능의 성공 요인은 시청자와의 ‘참여감’에 있습니다. 오디션 장면, 투표 과정, 데뷔 무대까지 전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시청자는 직접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는 단순히 방송을 보는 것 이상의 감정을 형성했습니다. 이처럼 《놀면 뭐하니?》는 프로젝트 중심 예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으며, 방송을 넘어 음악 산업과 팬덤 문화까지 확장된 영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철학
2022년 이후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 중심의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출연진이 함께하는 크루 체제로 전환되었습니다. 유재석, 하하, 미주, 박진주, 주우재, 이미주, 이이경 등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고정 출연자들이 유기적인 팀을 구성하면서, 프로그램은 예측 불가한 케미와 웃음을 만들어내는 ‘집단 예능’의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1인 중심 예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특히 유재석이 부캐 없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크루들과 함께 다양한 일상 체험, 단체 게임, 이벤트 기획 등을 수행하며 프로그램은 보다 친근하고 소소한 매력으로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겨울 MT’, ‘명절 특집’, ‘전국일주 여행’, ‘우리동네 장사 프로젝트’ 등은 대형 프로젝트와는 다른 정감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며 시청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은 더욱 유연한 포맷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크루가 각자 주제나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제작진과 협업하여 방송을 완성하는 구조는 ‘출연자와 제작진의 경계’를 허물고, 예능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콘텐츠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무한도전》이나 《1박2일》 같은 과거 예능의 장점을 계승하면서도, 시대 흐름에 맞는 유연성을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리얼리티 예능의 장점을 활용해 일상과 여행, 먹방, 관찰 카메라 등 다양한 예능 요소를 혼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고정적인 포맷이 아닌 ‘다양한 실험의 장’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가고 있습니다. 예능이 고정된 틀에 갇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며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면 뭐하니?》는 여전히 유의미한 예능 포맷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프로그램이 여전히 ‘놀면 뭐하니?’라는 제목처럼, 자유로운 시도와 창의적인 기획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이것 해보면 재밌겠다’는 상상을 방송으로 실현시키는 이 프로그램의 철학은, 현재의 변화하는 예능 환경 속에서도 강력한 생존 전략이자 정체성이 되고 있습니다.